DaWon 시 2

오천원//최다원

최다원 2021. 5. 26. 19:34

오천원

 

 

일요일 오후 마트를 가기 위해

츄리닝을 걸치고 핸드폰을 주머니에 담고 

마스크를 덮고 대문을 나섰다

삼십미터쯤 워킹하다가 무심코 주머니에 손을 넣어 

핸드폰을 꺼내 부팅하려는 순간 

누군가 빠른 걸음으로 나의 앞을 막아서며

저기요 !

오천원 흘리셨어요  

꼬깃한 지폐를 두 손으로 나에게 내 밀었다

낮에 거스름으로 받은 오천원 

순간 피들이 혈관을 순회하다 멈추고 

눈동자가 정지되고 발을 멈추어 받으며

아 감사합니다!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 

흘려둔 지폐를 잽싼 걸음으로 주워들고 온 

젊은이 

정직하고 선한 젊은이의 따스한 온기가

이 저녁을 따스하게 뎁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