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won의하루

보일러

최다원 2022. 2. 23. 19:04

퇴근해서 보니

보일러가 고장이다

작년에 바꾸었는데

센서가 고장일까

에러가 나서 언으로 해도 자꾸 멈춘다

어쩔수 없이 밤을 보내고

아침을 기다려 신고를 하고

찬 실내에서 잠자며

어린시절이 다가왔다

머리맡에 두고 잔 걸내도 살짝 얼고

물그릇에도 살얼음이 엉기던 시절도 있었다

일어나 보면 밤새내린 눈이

설국을 만들어

길을 지워 두고 시치미를 떼던 눈들

그 길을 뚫고 통학했다

장장 12키로를 뛰다 걷다 학교를 갔다

손에도 발에도 동상이 걸려

버얼겋게 부어 오르던 어린시절

지나간 것은 모두 아름답다 했던가

그 마저 추억이라고 생각이 났다

얼음 얼 정도로 정도로 실내온도가 내려가진 않았지만

기억의 회로에서 풀려왔던 추억이

새삼스러웠던 지난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