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길 - 이인순
최다원
2022. 3. 16. 19:05
길 - 이인순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긴 여행을 떠나는 일이다
낮달 하나를 엿보고자 하는 간절한 동경이다
어느 저녁 어스름으로 길게 흐르는 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희미해져 가는 바다를 오래 바라본 적이 있다
그때 나는 , 낮선 바다위로 낮게 뜬 어떤
달 하나를 동경하여
그 바닷가에 나를 풍장하려 했었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이여, 사람의 길은 모두 달라서
네게 가는 길과 내게 오는 길은 사뭇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