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바람이 전하는 말 - 최서림
최다원
2022. 3. 29. 19:49
바람이 전하는 말 - 최서림
이제 그만 납작 엎드려 민들레로 살라 하네.
몸안에 공기 주머니를 차고 방울새로 살라 하네.
부딪히지 말고 돌아서 가는 물로 살라 하네.
위벽을 할퀴고 쥐어짜듯 아픈 새벽
유리창을 두드리며 바람이 일러주는 말,
비우면 채워지고 비우면 채워지니 강물처럼 살라 하네.
물새 똥 앉은 조약돌처럼 구르고 구르면서 살라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