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won의하루

나의 고향

최다원 2022. 4. 12. 19:50

분주하고 짬이 타이트 하지만

잠시의 여백으로 아픈 언니를 찾아 보기로 했다

셋이 모인 우리 형제는 서로의 안부를 묻고

바로 고향으로 향 했다

어머니 산소와 고향의 밭과 논과 산과

들녘의 봄나물과 어린시절 그 때로 돌아 갔다

우크라이나 불행을 얘기하다가

언니들의 아아장거리던 피난 길 이야기가 소환되고

짐 속에 묻혀가던 시계가 울더라고

그 시절의 보물이란 그저 시계였던 그 옛날

피난 갔다 집으로 돌아 오니

산더미 같던 나무도 가득했던 김장김치도

서울에서 충청도까지 피난온 피난민이 다

거덜낸 후 였다고

다만 자기 마을을 떠나 서로 모르는 곳에

이르르는 것이 피난이라고 했다

어느날인가 제사 지내고 오다 만난 도깨비와 귀신이야기는

오늘의 백미였다

일하러 밭을 나갈때면 앞장서던 누렁이와

개구리 잡던 누렁이의 여유를 소환할 땐

가물가물한 우리 추억의 크라이 막스였다

언니들의 많은 연세와 불편한 다리에 눈시울이 젖어 오고

끈끈한 사랑이 슬며시 폐부에서 숨어 나던 시간

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하던가

내 고향엔 지금 진달래가 만발하고

산퀑들이 애타게 짝을 부를 것이다

이야기 속의 고향마저 아름답고

추억은 더욱 두껍게 기억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