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Won 시 1

무화과나무 // 최다원

최다원 2010. 5. 12. 22:10

 

 

무화과나무

 

 

 

냉동실을 방불하던

겨울을  빠저나온 봄은

분주히

들을 깨우고

계곡을 쓰다듬고

비탈에 기대선 나무들을 지나

나의 뜨락에 찾아 왔다

 

포근한 바람을 데려오고

따스한 햇살로 다독이다가

봄비 한 줌을 내려 노크하지만

 

기척이 없는 무화과나무

수액을 올리던 혈관도

분열하던 세포도 멈추고

눈도 감고

귀도 닫았다

 

옆에선 단풍나무가 새잎을 달고

살랑살랑 유혹해도 묵묵부답

혹독한 추위 속을 건너 오다가

아 ........

얼마나 외롭고 무서웠을까

무화과나무가 선채로 열반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