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등대//박승우

최다원 2022. 11. 22. 18:50
등대



등대는
돌아와야 할 사람들을 위해서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떠난 사람들 보다
남은 사람들이
더 외로울 때가 있고
더 그리울 때도 있기에
등대는 남은 자에게도
빛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삶은
바다로 떠난 배처럼
배를 떠나보낸 항구처럼
고독하기도 하고
스산한 바람이 불기도 하겠지만
배는 배들끼리 신호를 하고
폭풍우 몰아치면 돌아 오듯이
사람은 사람 사이에
등대 하나를 세워야 한다

삶은 또
예정되지 않은 것이라서
길을 잃어버린 배처럼
다른 섬으로 가버린 배처럼
절망적이기도 하고
예기치 않은 이별도 오겠지만
돌아와야 될 사람이 있다면
기다림이 유일한 희망이라면
등대는 언제나 켜져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