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나무 한 그루가 한 일 - 이재무
최다원
2023. 1. 6. 19:07
나무 한 그루가 한 일 - 이재무
강물 내려다보이는 연초록뿐인 언덕 위의 집
홀로 된 노인 과실수 한 그루 구해 심으니
바람 몰려와 우듬지 흔들다 가고
햇살 잎잎마다 매달려 잉잉거린다
가지 끝 대롱대롱 빗방울
무수한 벌레들의 남부여대 껍질 속 세들어 살고
꽃 피자 벌 나비 붐비고
구름 커튼 두껍게 그늘 치고
불콰한 노을 귀가에 바쁜 걸음 문득 멈추게 하고
이슬 내린 밤 열매의 소우주에 둥지 틀다 가는 별과 달
나무 한 그루 불쑥 들어선 이후
강물 눈빛 더욱 깊어지고
갑자기 살림 불기 시작한 언덕
부산스레 허둥대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