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Won 시 2

개화사(開花寺)//최다원

최다원 2023. 4. 23. 18:47

개화사(開花寺)//최다원

 

아카시아 향기가 줄지어 선 오솔길을 올라서면

반겨주는 산새소리 청아하고 낭랑하다

싱 그런 숲 냄새에 발걸음은 끌려가고

산 까치들 푸드덕푸드덕 인도하며 날아든다.

 

무성한 잎사귀를 희롱하던 실바람은 멈추고

단장한 둘레길을 돌아 굽이굽이 넘어가면

향긋한 꽃향기가 휘둘러 싼 개화사가

고요히 흘러드는 한강물을 지긋이 굽어본다.

 

낭랑한 목탁소리 긴 여운을 이끌고

마을 찾아 인적 찾아 더듬더듬 내려가며

인생은 강물처럼 고요히 조용히 흐르는 거라며

모두 다 비우고 저 맑은 하늘처럼 살라한다.

 

침묵으로 타이르고 무언으로 당부하곤

모두는 인연이고 쌓여진 업이라고

다 품고 다 안고 다 이해하라 며

숲을 지나 오솔길 돌아 빈 가슴 찾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