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원 2023. 8. 25. 19:16

폭우가 내리며

분꽃을 주저 앉히고

관절이 성치않은 분꽃은

넘어져 표정만 올려다 본다

가련한 입술에 나팔을 불고

밤새워 노래하다

동녘에 해가 뜨면

그만 입술을 닫는다

무심한 풀벌레는 그저 목청을 높이고

자력으론 못 일어선 분꽃을

나뭇가지 한가지를 디딤목으로 받쳐주고

제발 너의 페이스를 찾으렴

간절히 기원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