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원 2023. 8. 31. 19:14

오늘 인사동에 갔다

전시장에 들르고

물감을 사고

책을 사고 빠른 걸음으로

지하철역으로 향하던 중

허름한 노인이 스치려는 순간

백원만 주세요 한다

무심코 발걸음은 앞을 향하고

순간에 많은 생각이 다가왔다

어쩌다 저렇게 되였나

요즈음 백원으로 무얼사나

요즈음 누가 백원짜리를 지니고 다니나

미안하니까

면목없으니까

백원이라고 했을 것이다

지갑을 보니 마침 천원짜리가 있어

꺼내들고 그 노인을 따라가서

부끄러이 건냈다

순간 그노인은 어리둥절한데

이 광경을 보고 맞은편에서 오던 젊은이가

아 ㅡ

"감사합니다" 라고 했다

그 젊은이와 순간 눈이 마주치고

난 수줍어 얼른 지하철 계단으로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