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Won 시 2

익모초

최다원 2023. 9. 10. 18:18

익모초
 
 
두 평 남짓한 나의 뜨락 에 고추모 열 포기를 심었다
정성을 다 해 키우던 중
슬그머니 자리를 차지하며 올라온 익모초 한 포기
넓은 땅 기름진 옥토를 마다하고 좁고 후미지며 척박한 나의 뜨락에
뿌리를 내리고 고개 내민 익모초
 
그 모습이 애처럽고 가련하여 고추모와 함게 키우기로 했다
고추밭에 이르르면 고추보다 먼저 나의 눈길을 사로잡고
고추보다 먼저 봐 달라고 치마꼬리를 잡는다
낮이면 일억오천만 키로를 숨가쁘게 달려온 햇살을 바르고
밤이면 솜털처럼 보드라운 달빛과 별빛을 입으며
이슬을 마시고 근육을 키우는 익모초
잎마다 간직할 영양분을 흡입하고 혈관을 순회해 줄 약효성분을 채워둔다
 
불안의 스트레스 해소재와 생리통 완화재와 혈압조절 재와 불면증 해소재와
면역체계 강화재와 심장영양재를 근육과 잎과 줄기의 세포마다 간직하며
몸집을 키우고 키를 늘리는 익모초
강을 건너 불어온 솔바람이 그를 위로하고 참새들이 몰려와 응원하며
슬며시 내린 보슬비는 수분을 공급하며 갈증을 달래준다
이제 꽃을 피우고 열매맺어 의무를 다 하려는
건강한 익모초가 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