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won의하루
좁쌀 한줌
최다원
2023. 9. 13. 19:16
오늘은 종일 가을비가 내린다
어제까지 무덥던 날씨가
기온이 내려 가니
상큼하고 시원하고
창문마저 슬그머니 닫게 한다
나의 뜨락에 가득 핀 분꽃이
밤이면 피고 낮이면 입술을 닫는데
이토록 비가 와도 입술을 열고 웃고 있다
분꽃 표정 가득 눈물처럼 빗물은 흐르고
그래도 웃는 미소에 슬픔이 어렸다
생리적 현상이랄까
의무를 다 하는 분꽃
씁쓸한 미소에 애수가 어렸다
좁쌀먹으러 오던 참새들은
어디서 비를 피할까
허기는 달랬는지?
날개는 말렸는지?
보금자리에 안착했는지 ?
오늘은 비를 피해 쉬고
내일오렴
너희들을 위해
좁쌀 한 줌 놓아 두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