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오래 한 생각 - 김용택

최다원 2023. 12. 1. 19:37

오래 한 생각 - 김용택

 

 

 

어느날이었다

산 아래

물가에 앉아 생각하였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또 있겠지만,

산같이 온순하고

물같이 선하고

바람같이 쉬운 시를 쓰고 싶다고,

사랑의 아픔들을 겪으며

여기까지 왔는데 바람의 괴로움을

내 어찌 모르겠는가.

 

나는 이런

생각을 오래 하였다.

 

- 시집 <울고, 돌아온 너에게>(창비,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