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고드름 - 김귀녀
최다원
2024. 1. 8. 19:42
고드름 - 김귀녀
밤새 내린 하얀 눈이
태양 빛에 서러워 울다가
한 밤중엔 얼음기둥이 되었다가
처마 끝에 매달려 그리움 되다가
한낮엔 제 살을 녹인다
그 옛날 가슴앓이 하던 내 눈물도
함께 뚝! 뚝! 녹아내린다
짧게 혹은 길게
느낌표 만들어 놓고
깊은 밤 명상에 잠기다가
태양 빛에
한 방울 두 방울 마침표 찍는다
겨울뿌리가
아침을 밀어 내던 날
내 가슴 속 창가에는
어린날의추억들이
낮고
허름한 양철 지붕위에서
눈 녹눈 소리를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