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같이 한다는 것 - 이길옥

최다원 2024. 3. 5. 18:41

같이 한다는 것 - 이길옥 

 

 

가장 쉬운 일이면서

가장 어려운 일이다.

썩는 속 덮어야 하고

타는 화 꺼야 한다.

 

나를 죽여 

그 속에 넣어야 하고

죽이고 싶은 충동 감춰야 한다.

용서를 밥 먹듯 해야 하고

안되는 이해를 

데리고 살아야한다.

 

버리고 싶어도 챙겨야 하고

밀어내고 싶어도 당겨야 한다.

 

억지를 빼내고

고집을 헐어야 한다.

헛소리를 털어내고

변명은 묻어야 한다.

 

보기 싫어도 

앞에 세워야 하고

넌더리나도 보듬어야 한다.

송충이 같아도

두손으로 감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