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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봉(中鋒)이란?

최다원 2024. 4. 23. 19:08

중봉(中鋒)이란?  

중봉은 참으로 쉬우면서도 어려운 단어입니다. 말하기는 쉽지만 실천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중봉의 개념은
수천년의 서예역사를 거치면서 발전을 하였고 그 결과 지금까지 여러가지 설이 보입니다.

중봉은 정봉(正鋒)이라고도 하며 편봉(偏鋒)과는 상대가 됩니다.  
중봉은 운필할 때에 붓의 주봉(主鋒)을 점과 획의 가운데로 유지시키는 것입니다.  

서예는 선의 예술인데 중봉으로 용필을 하면 선을 둥글고 질감이 있게 하므로,
역대의 서가들은 모두가 중봉용필을 추구하였습니다.  

중봉용필이 있으면 비로소 봉호를 평평하게 펴서
만호제력이 되게 할 수가 있고,  먹이 이르는 곳에 모두가 붓이 지나고 쓰여진 선이 비로소 골이 서고
혈이 풍부하여 신채가 드러납니다.  

추획사(錐畫沙)․인인니(印印泥)․옥루흔(屋漏痕)은 모두가 중봉에 대한 비유이며
장두호미(藏頭護尾)라는 말은 장봉에 대한 설명이기는 하나 중봉에도 중요하게 적용되는 법입니다.  

서체용필로 말하면 전․예․해․행․초(篆․隸․楷․行․草) 모두가 중봉을 위주로 하며, 특히 전서는 순전히 중봉을 사용하여야 합니다.  
그러므로 중봉은 서학(書學)의 헌법(憲法)이며 용필(用筆)의 근본대법(根本大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심미심리(審美心理)로 말하면 동양인들은 역대로 경부(輕浮)하면서
부실(不實)한 것을 반대하여, 뽀족하고 표박하고 경활한 것을 매우 꺼렸습니다.  

중봉용필은 난도가 크고 높은 것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드러나는 시각형상은 모두가 부활한 폐단이 없으면
서예인의 심미관과 서로 부합되지요.  동시에 중봉의 불편불측이란 말은
또한 한국인들을 비롯한 동양인들이 중화를 숭상하는 심리상태와 서로 맞아 떨어집니다.  
심지어 봉영(鋒穎)이 바른 것을 인품의 바른 품평방식으로 보기까지 하지요.

<도곡 홍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