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won의하루

꽃 도둑

최다원 2024. 10. 30. 19:27

화실 앞 화단에 

베고니아와 국화를 가득 심었다 

서로 다투어 꽃을 피우고

가지를 치고 

빽빽히 어울린 화단은 

바늘도 못 들어갈 만큼 꽃을 피워 

벌레 먹은 잎 병든 잎 웃자란 잎을 잘라 내도

표도 안날만큼 어울림이 좋아 

화실앞을 지나는 길손들은 

이쁘다는 말을 바람결에 남기고 길을 재촉하는데

나의 손때 뭍은 정성이 고스란히 담겼다

아침마다 꽃을 골라 주고 잎을 다듬어 주어 

단장한 모습이 고왔던가 

누군가 몇 포기를 뽑아갔다 

가운데가 헐렁하여 쓰러지는 모습이

가슴을 싸 하게 한다 

꽃과 책은 도둑이 아니라지만

가슴이 아픈걸 보면 분명 도둑일것 같다 

그 곳에 가서 잘 산다면 좋겠지만 

이미 계절은 가을인데 

그 아이들이 잘 살아갈까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