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won의하루
평화
최다원
2025. 6. 11. 19:29
아침 햇살이 창문을 비집고 스며들던 아침은
어느새 노을로 물들여 놓고
산마루에 결쳐 뉘였거린다
할말이 많다고 지져귀던 참새도
어디로 가고
분주하던 한낮도 쉬고 있다
포근한 떵거미가 스멀스멀 뒤척이고
바람 잦아든 뜨락에 나뭇잎들이
눈동자를 껌뻑인다
잘 크라고 준 비료가 독이 되어
약에 취한 베고니아가 숨을 헐떡여서
가련한 연민이 명치끝을 치받는다
고요한 거실에 평화가 깃을 치고
비스듬히 누운 피로가 리모콘을 누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