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竹)에 대하여
대나무(竹)에 대하여
대나무는 모든 植物식물의 잎이 떨어진 추운 겨울에도 싱싱한 푸른 잎을 계속 유대한다. 君子의 人品에 비유될 수 있는 이러한 特性들 때문에 대나무는 剛直性강직성과 志操지조와 절개라는 象徵性상징성을 갖게 되었으며 四君子중에서 제일먼저 나타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대나무는 그 뛰어난 실용성 때문에 예로부터 生活과 藝術에서 必須的필수적인 存在존재로 인식되어 왔다. 本來는 松竹圖송죽도, 石竹圖, 花鳥圖화조도등의 一部로 그려졌으나 그 象徵性상징성과 技法기법의 特殊性특수성 때문에 文人들이 즐겨 그리게 되어 점차 文人들의 墨畵에서 脚光각광을 받게 되었다.
대나무는 文人 士大夫들의 가장 많은 愛好애호를 받으면서 四君子의 으뜸으로 뽑혀온 것이다. 그것은 대나무의 변함없는 淸節청절한 姿態자태와 그 情趣정취를 志操지조있는 선비와 墨客묵객들이 사랑했기 때문이다. 늘 푸르고 곧고 강인한 줄기를 가진 이러한 대나무는 忠臣烈士충신열사와 烈女의 절개에 비유되기도 한다. 대나무가 그림의 素材소재로 등장한 것은 三國時代부터였으나, 水墨畵수묵화의 技法과 密着밀착되어 文人 士大夫들의 화목으로 발달시킨 사람은 北宋북송의 蘇東波소동파와 文同이었다. 蘇東波소동파는 특히 그리고자 하는 대나무의 本性을 作家의 直觀力직관력으로 體得체득하여 나타낼 것을 주장한 胸中成竹論흉중성죽론을 제창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문동은 湖州竹派호주죽파를 형성하여 墨竹畵묵죽화의 盛行성행에 크게 기여하였다.
竹을 그리는데 基本은 墨竹으로 一般化일반화 되었으나 墨竹 이전에 寫竹사죽과 彩色竹채색죽의 方法이 있었음을 記錄기록을 통해 엿볼 수 있다. 寫竹사죽은 寫生사생에 의한 대나무의 描寫方法묘사방법이고 彩色竹채색죽은 윤곽을 線描선묘로 두르고 안에 칠을 하는, 이른바 鉤勒塡彩(구륵전채)의 방법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대나무는 水墨法과 結付결부됨으로써 비로소 東洋 繪畵동양회화의 中心的 創作창작 思想사상이라고 할 수 있는 氣運기운과 精神의 主觀的 表現주관적표현이 可能가능하게 되었던 것이다. 墨이란 線선으로 作用할 뿐 아니라 色彩색채를 대신한 면으로서도 作用한다. 문동이나 소동파에 의해 처음 試圖시도된 墨竹은 바로 대상물의 외형적 寫生을 떠난 傳神전신의 實踐的실천적 方法으로 竹을 그린 것이 되며, 이때의 墨은 현상 세계 너머의 調和力조화력을 暗示암시하는 것으로 墨線묵선이나 墨面묵면모두 그 氣運기운을 담는 형식으로 存在하고 있는 것이다. 墨竹묵죽과 東洋繪畵동양회화가 지니고 있는 寫意 精神사의정신은 이러한 創作 思想창작사상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墨竹도 墨蘭묵란과 마찬가지로 書法서법과 密接밀접한 關係관계가 있다. 예찬은 書法 없는 墨竹은 병든 대나무를 보는 것 같다고 했으며 明代의 왕불은 書法과 竹法죽법을 同體동체라고 하였다. 그러나 墨蘭묵란이 짧고 긴 曲線곡선의 反轉반전을 통해 豊富풍부한 變化변화를 보이는데 비해 墨竹은 直線직선이 위주이며 그 구도에서도 보다 다양한 것이 그리는데도 절차와 방법이 있는데, 줄기와 마디, 가지와 잎마다 그리는 순서가 있다. 먼저 줄기를 그리고 다음에 가지를, 이어서 방향과 筆法을 변화시켜 잎을, 마지막으로 마디를 그리는 것이 청대 이후 확립된 竹畵法죽화법이다. 이 순서는 詩에서의 起承轉結기승전결과 같다. 이러한 붓의 흐름은 四君子에서 공통으로 사용되지만 그 중에서도 竹의 경우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대나무 그리기
대를 처음 그리기 시작한 것은 황전노인(黃筌老人)이 처음으로 테법(구륵법•鉤勒法)을 써서 그렸고, 소동파(蘇東坡), 문여가(文與可)가 먹으로만 대를 그리는 일을 시작했다.
또 이부인(李夫人)은 창에 비친 대나무의 그림자를 보고 흥취를 느껴 그것을 그린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묵죽(墨竹)은 언제부터 그렸는가. 이것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있으나 유적(遺蹟)이 없기 때문에 언제부터라고 단정할 수 없다.
역사적 기록(歷史的 記錄)에 의하면 고려시대(高麗時代)의 묵죽(墨竹)을 잘 그린 사인(士人)으로 정서(정과정:爪亭), 정흥진(丁鴻進), 이인로(李人老), 안치민(安置民), 석풍(釋豊), 석행(釋行)등이 있다. 특히 김부식(金富軾)은 「삼국사기(三國史記)」를 저술(著述)하고 묵죽(墨竹)을 잘 그렸다. 이렇듯 선비들이 묵죽(墨竹)을 즐겨 그리는 이유는 그 화법(畵法)이 글씨를 쓰는 것과 같아 줄기는 전서(篆書)같이 하고 마디는 예서(隸書)같이, 가지는 초서(草書)같이 하며, 잎은 날카로운 해서(楷書)같이 그려야 한다는 법식(法式)이 있기 때문이다. 선비들이 묵죽(墨竹)을 그리는데는 이 네법을 중히 여겼다. 또한 대 그림을 그리려면 선인(先人)들의 선비정신을 배워서 또한 대 그림을 그리려면 선인(先人)들의 선비정신을 배워서 법식(法式)을 철저히 익혀 법식(法式)안에서 자유자재(自由自在)한 붓법(필법•筆法)을 구사(構寫)해야 할 것이다.
묵죽(墨竹)을 그리는데는 먼저 구도를 잡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줄기와 마디, 가지, 잎의 네 가지를 그림에 있어서 법식을 무시하고 그릴 경우에는 공연히 힘만 들뿐, 결국 실패하고 만다. 먹을 쓰는 데는 진하게 해야 할 경우와 엷게 해야 할 데가 있다. 또 역으로 해야 할 경우가 있고 멀리 가고 가까이 와야 할 데가 있으며 가볍게 혹은 무겁게 해야 할 데가 있다. 거칠 게 혹은 자세하게 해서 싱싱한 것과 시들은 것을 나타내기도 한다.
가지는 마디로부터 나와야 하고 잎은 흔들리고 혹은 바람에 나부끼며 혹은 빗물에 젖어 늘어지되 한 붓 한 획이 생생한 기운이 있어 상하좌우 사면이 정취를 얻을 때 비로소 훌륭한 죽(竹)이 된다.
「붓은 신조(神造)가 있는 듯하고 묘한 운치는 자연과 합치해서 법식 속에서 종횡으로 달리고 세속밖에 노닐어, 뜻 내키는 대로 붓을 움직이건만 법을 벗어나지 않는」것이 작품으로서 완전한 것이니, 대를 그리는 법을 배우는 이는 속악(俗惡)에 떨어지는 것을 항상 경계하고 마땅히 힘써야 할 것이다.
붓은 털이 순수한 것을 쓰고 붓 끝이 갈라지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 대를 그리려면 먼저 뜻이 있어야 하고 뜻을 따라 붓을 대야 한다. 온갖 잎이나 가지를 짜임새를 지니도록 하며 잎을 分자나 介자 같은 모양으로 그리면서 그 자체를 파괴해가야 한다. 성긴 곳과 빽빽한 곳이 적당히 어우러져야 하고 한번 그린 곳을 나중에 가필(加筆)하여 호도(糊塗)하는 것은 이미 실패한 것이다.
잎이 성긴 곳에는 반드시 가지를 그려 넣어서 부족한 곳을 채우면 된다. 풍죽(風竹)의 형세는 줄기가 정연하여 바람에 굴하지 않고, 우죽(雨竹)이 가로 엎드린 모양은 놀란 까마귀가 숲으로부터 날아가는 것처럼 그린다. 청죽(晴竹)의 체(體)는 잎을 그리는 경우 人자를 배열한 것처럼 그리고, 노죽(露竹)은 우죽(雨竹)과 청죽(晴竹)사이의 분위기로 그린다. 설죽(雪竹)을 그리는 데는 눈쌓인 가지는 밑으로 드리우게 그리고, 눈을 그리는 것은 그리지 않음으로써 그리는 것이니 호분을 사용해서 그리는 것은 격이 떨어져 천하게 되므로 호분을 사용하지 말 것이며 유지(油紙)를 눈으로 남길 부분 위에 찢어 화지 위에 얹어놓고 그리는 가림칠(조염)법을 써서 그리면 효과가 좋다.
묵죽편(墨竹篇)의 모든 법식(法式)은 물론 지켜야 할 것과 주의해야 할 모든 것을 마음속에 새겨 암송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몽땅 붓이 쌓여 무더기가 이루어질 만큼 그려야 비로소 대를 그린다 할 것이니 각 법식(法式)을 하나도 빠뜨림 없이 꾸준히 공부해야 할 것이다.
줄기 그리기
대나무는 거의가 세운붓(직필)으로 그리지만 옆붓(측필•側筆)으로 그리는 경우가 있다. 특히 굵은 대를 그릴 때는 옆붓으로 그려야 하는 데 아주 큰 줄기를 그릴 때 둥근붓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에만 넓적붓(평필•平筆)을 사용하여 세운붓(직필)으로 그린다.
뿌리와 나무끝 부분에서는 마디 사이가 짧아야 하고 가운데로 갈수록 길게그려야 한다. 한 줄기마다 먹빛이 고르고 붓놀림은 곧으며 좌우 양변(兩邊)은 둥근 맛이 나야 한다. 우선 붓을 물에 잘 씻고, 습포(濕布)에 문질러 물기를 조정한 다음 엷은 먹(淡墨)을 많이 찍는다. 접시 가장자리에 서너 번 훑어 낸 다음 중먹(重墨)을 먹이고, 그 끝에 다시 짙은먹(濃墨)을 찍는다. 이렇게 조묵(調墨)이 되어야 줄기를 그려 놓으면 둥근 맛이 낟다.
화선지가 길 경우는 오른 팔이 끝까지 닿을 수 있도록 비스듬히 놓아도 된다. 아주 길 때는 옆으로 그린다. 줄기를 그리고 나면 위치를 바르게 고쳐 마디와 가지를 그린다.
한번 붓에 찍은 먹물로서 한 그루의 줄기 전부를 그려야 한다. 필의(筆意)가 아래에서 위까지 일관되어야 하며, 도중에서 머뭇거리거나 이어지면 안된다. 줄기의 ㅏ중간이 혹처럼 되는 것은 이미 실패한 것이며 한쪽이 심하게 긁혀서 죽은 것같이 되는 것도 좋지 않다. 몇 그루의 대나무를 그릴 때에는 앞에 있는 것은 짙은먹(濃墨)으로, 뒤에 있는대는 엷은먹(淡墨)으로 그림으로써 먹색(墨色)에 변화를 주어 화면(畵面)에 깊이가 생기도록 해야 한다.
마디 사이에서 너무 굴절하여 학다리처럼 되어서는 안된다.
여러개의 줄기가 같은 간격으로 늘어서는 것도 좋지 않다. 세 개의 줄기가 한 곳에서 교차하느나 것도 이미 실패한 것이다. 이상의 것은 유의할 점으로 깊이 새겨두어야 한다.
줄기가 끝나면 마디를 짙은먹(濃墨)으로 뚜렷이 그린다. 마디를 그리는 방법에는 상구식(上鉤式)과 하구식(下鉤式)이 있으며 乙자, 一자, 八자, 心자와 닮은 것이 있으며 잠자리의 눈(청정안형)등이 있다.
올려다 보이는 대나무의 마디는 하구식(下鉤式), 내려다 보이는 마디는 상구식(上鉤式)을 쓴다. 마디를 그리되 너무 굽어서 뼈마디 같이 되거나 마디 사이가 너무 떨어져 연결되지 않으면 긴장감이 없어지고 산만해져서 실패하게 된다.
붓질(運筆)은 신속하게 해서 머뭇거리거나 쉬어 그리면 안된다. 늙은 가지는 정연하여 굳세게 뻗고 마디는 크고 여위어 있어야 하며 어린가지는 마디가 작고 살찌고 미끈해야 한다.
잎이 많은 가지는 굽어야 하고 잎이 적은 것은 위로 고개를 치켜들게마련이다. 이밖에 바람에 나부끼는 가지, 비에 젖은 가지 같은 것을 종류에 따라 공부해가야 한다. 경우에 따라 화법을 변화시킬 줄 알아야 하며 한가지 법에만 치우치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
세상에서는 왕왕 둥근 붓으로 그릴 수 있는 굵기의 대를 작은 평필로 그리는 사람이 있는데 그렇게 그리면 붓질(運筆)의 맛이 없고 품격(品格)이 없어지게 되니 가소롭지 않을 수 없다. 그런 흉내를 내서는 안된다.
대나무의 가지는 원칙적으로 마디의 약간 위에서 큰 가지가 나오며 이 가지의 마디에서 두 개의 잔가지가 나온다.
가지에는 각기 명칭이 있다.
잔가지를 그리는 데는 녹각(鹿角)처럼 그리는 사슴뿔까지(녹각지•鹿角枝)법, 물고기의 뼈처럼 그리는 법 (어골지:魚骨枝), 까치발톱처럼 그리는 법(작조지:鵲爪枝)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