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산길 혼자 걷다 보니
앞서 간 짐승의 발자욱도 반가워
그 발자욱 열심히 따라갑니다
그 발자욱 받아 안으려 어젯밤
이 산 속엔 저 혼자 눈이 내리고
외롭게 걸어간 길
회선지에 핀 붓꽃만 같습니다
까닭없이 마음 울컥해
그 꽃발자욱 몇 떨기
가슴에 품는다고 내가
사람이 아니되겠습니까
내 갈 길 다 알고 있었다는 듯
내 갈 데까지 데려다 주고
그 발자욱 흔적조차 없습니다
모든 걸 주기만 하고
내 곁을 소리없이 떠나가버린
어떤 사랑같아
나 오늘이 이 산 속에 앉아
숲처럼 소리 죽여 울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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