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5661 밥그릇 - 고영민 밥그릇 - 고영민 밥하던 아내가포개진 밥그릇이 빠지지 않아나에게 들고 왔다그릇이 그릇을 품고 있다내 안에 있는 당신의 아픔당최, 힘주어 당겨도 꼼짝하지 않는다물기에 젖어 안으로 깊어진 마음오늘은 저리 꼭 맞았나 보다한 번쯤 나는 등 뒤에서 너를 안아보고 싶었네선반 위,씻긴 두 개의 밥그릇이봉분처럼 나란하다 2026. 10. 8. 바닥 - 강연호 바닥 - 강연호 그는 지금 여기가 바닥이라고 생각한다더는 밀려내려갈 곳이 없으므로이제 박차고 일어설 일만 남은 것 같다들끓는 세상이 잠시 식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갈증은 그런 게 아니다바닥의 바닥까지 내려가여기가 바로 밑바닥이구나 싶을 때바닥은 다시 천길 만길의 굴욕을 들이민다는 것을굴욕은 굴욕답게 캄캄하게 더듬어 온다는 것을그는 여전히 고개를 가로 저어보지만스스로를 달래기가 그렇게 쉬운 게 정말 아니다그는 바닥의 실체에 대해오래 전부터 골똘히 생각해온 듯하다그렇다고 문제의 본질에 가까워진 것은 아니지만바닥이란 무엇인가털썩 주저앉기 좋은 곳이다물론 그게 편안해지면진짜 바닥은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2026. 10. 8. 가을 계절이 깊어간디깊어진 시간들은새로이 발효되어 하늘끝에 머문다발길에 채이는 길가의 은행알과누렇게 퇴색한 강아지풀 꼬리그 사이를 실바람이 지나가고한 무더기 아이들이 그 곁을 지나간다계절은 하늘가에 흰구름 한 점을 널어놓고 살살 나의 가슴을 노크한다 2026. 10. 1. 흰구름의 마음 - 이생진 흰구름의 마음 - 이생진 사람은아무리 높은 사람이라도땅에서 살다땅에서 가고 구름은아무리 낮은 구름이라도하늘에서 살다하늘에서 간다 그래서 내가구름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구름은 작은 몸으로나뭇가지 사이를 지나갈 때에도큰 몸이 되어산을 덮었을 때에도산을 해치지 않고그대로 간다 2026. 10. 1. 초가을 1 - 김용택 초가을 1 - 김용택 가을인 갑다.외롭고, 그리고마음이 산과 세상의 깊이에 가 닿길 바란다. 바람이 지나는 갑다.운동장가 포플러 나뭇잎 부딪치는 소리가어제와 다르다. 우리들이 사는동안세월이 흘렀던 게지 삶이초가을 풀잎처럼 투명해라 2026. 10. 1. 내 곁에 어떤 사람이 머무는가에 따라 내 곁에 어떤 사람이 머무는가에 따라오랜 시간 사람들을지켜보며 배운 것이 하나 있다.한 사람의 운명은 그 사람 곁에 어떠한사람이 머무는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이다.진심으로 대해주는 사람은 배신을 알지못한다. 신의로 이어진 관계는서로를 지탱하는 힘이 된다.-오평선의《흔들리는 나에게, 고전이 말했다》중에서- 2026. 10. 1. 이전 1 2 3 4 ··· 26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