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은 유통기한이 지났다
슈퍼마켓 냉동식품 코너
비닐에 쌓여 있는 것들이
살아 있는 영혼보다
더 오래 버티는 듯 하다
사랑도 냉동시키는 것만이
거룩한 일이다
가끔씩 생각날 때 꺼내면
행복이 상할 염려도 없을 텐데
때로는 사랑하는 순간보다
사랑이 준 상처를 생각하는
순간이 나에겐 더 많았다
몇 토막의 희망은 팔려가고
유통기한 지나 사랑이 부패되어
어떻게 못한 시간
영원히 구원받지 못할 영혼 하나
벌떡 일어나 냉장고 문을 열고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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