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 박일만
기대오는 온기가 넓다
인파에 쏠려 밀착돼 오는
편편한 뼈에서 피돌기가 살아난다
등도 맞대면 포옹보다 뜨겁다는
마주보며 찔러대는 삿대질보다 미쁘다는
이 어색한 풍경의 간격
치장으로 얼룩진 앞면보다야
뒷모습이 오히려 큰사람을 품고 있다
피를 잘 버무려 골고루 온기를 건네는 등
넘어지지 않으려고 버티는 두 다리를 대신해
필사적으로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준다
사람과 사람의 등
비틀거리는 전철이 따뜻한 언덕을 만드는
낯설게 기대지만 의자보다 편안한
그대, 사람의 등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빗 속에 누군가 그립다면 - 박제영 (0) | 2023.09.13 |
---|---|
처음처럼 - 안도현 (0) | 2023.09.13 |
촉 - 나태주 (0) | 2023.09.10 |
언덕 - 나희덕 (0) | 2023.09.08 |
너만 슬프냐? - 하영순 (0) | 2023.09.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