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틈틈히 그림그려 모아둔
다섯상자를 내려
한점식 펴 관찰하며 선별했다
남겨질 작품과 찢기어질 작품
오른쪽과 왼쪽으로 넘겨 담으며
애써 그린 그림이지만 선별은 필수다
완쪽으로 남겨진 작품들을 구기고 찢어 쌓아 놓으니
서상위가 그들먹하다
남겨질운명은 아니지만
나의 운필과 마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던 그림들이다
노끈을 놓고 십자로 묶어
화실앞에 내 놓고
책꽂이도 복잡하여 다 읽은 책도 선별하고
상자에 담아 내 놓았다
폐지를 모으던 남자는 들썩이다니
책은 다 가져가고
그림을 묶은 폐지만 덩그러니 남겨 놓았다
작품으로 남겨지지 못한 것도 서러운데
폐지로도 선별되지 못한 그림들이
서럽다고 아쉽다고 우울한듯 애처럽다
묽음 옆으로 삐져나온 자락들이 더욱 너풀대며
삶이란 최선을 다 해야 하는거라고
그래야 남겨지는거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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