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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너무 멀리 - 강은교

by 최다원 2024. 2. 16.

너무 멀리 - 강은교



그리움을 놓치고 집으로 돌아오네
열려 있는 창은
지나가는 늙은 바람에 시간을 묻고 있는데
오, 그림자 없는 가슴이여, 기억의 창고여
누구인가 지난 밤 꿈의 사슬을 풀어
저기 창 밖에 걸어 가고 있구나
꿈속에서 만난 이와
꿈속에서 만난 거리와
아무리 해도 보이지 않던 한 사람의 얼굴과
그 얼굴의 미세한 떨림과
크고 깊던 언덕들과
깊고 넓던 어둠의 바다들,
어디선가 몰려오는 먹구름 사이로,
너무 멀리 왔는가.
아니다, 아니다, 우리는 한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그리움이 저 길 밖에 서 있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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