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귀로 - 박재삼
새벽 서릿길을 밟으며
어머니는 장사를 나가셨다가
촉촉한 밤이슬에 젖으며
우리들 머리맡으로 돌아오셨다.
선반엔 꿀단지가 채워져 있기는커녕
먼지만 부옇게 쌓여있는데,
빚으로도 못갚는 땟국물 같은 어린 것들이
방안에 제멋대로 딩굴어져 자는데
보는 이 없는 것,
알아주는 이 없는 것,
이마 위에 이고 온
별빛을 풀어놓는다.
소매에 묻히고 온
달빛을 털어놓는다.
새벽 서릿길을 밟으며
어머니는 장사를 나가셨다가
촉촉한 밤이슬에 젖으며
우리들 머리맡으로 돌아오셨다.
선반엔 꿀단지가 채워져 있기는커녕
먼지만 부옇게 쌓여있는데,
빚으로도 못갚는 땟국물 같은 어린 것들이
방안에 제멋대로 딩굴어져 자는데
보는 이 없는 것,
알아주는 이 없는 것,
이마 위에 이고 온
별빛을 풀어놓는다.
소매에 묻히고 온
달빛을 털어놓는다.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운 통증 - 양현근 (1) | 2024.02.21 |
---|---|
더러운 시 - 황규관 (0) | 2024.02.20 |
눈물의 배후 - 최광임 (0) | 2024.02.20 |
둥근 길 - 정일근 (0) | 2024.02.19 |
탈수 오 분간 - 윤성택 (0) | 2024.02.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