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 최승호
개울에서 발을 씻는데
잔고기들이 몰려와
발의 때를 먹으려고 덤벼든다
떠내려가던 때를 입에 물고
서로 경쟁하는 놈들도 있다
내가 잠시
더러운 거인 같다
물 아래 너펄거리는
희미한 그림자 본다
그 너덜너덜한 그림자 속에서도
잔고기들이 천연스럽게 헤엄친다
어서 딴 데로 가라고 발을 흔들어도
손으로 물을 끼얹어도 잔고기들은
물러났다가 다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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