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 김수영(金洙暎)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름다운 사람 - 김재진 (0) | 2024.12.08 |
---|---|
한 사람을 사랑했네 3 - 이정하 (0) | 2024.12.08 |
매화 앞에서 - 이해인 (1) | 2024.12.05 |
여름날 오후 - 서정윤 (0) | 2024.12.03 |
길을 가다가 - 이정하 (0) | 2024.12.0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