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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Won 저서

최다원 詩, 書, 畵 全集에 부쳐

by 최다원 2025. 2. 6.

최다원 , ,  全集에 부쳐

     *인연 아닌게 어디 있으랴

                       정성영

 

    세상을 살아가자면 여러 분야를 골고루 많이 배워야 할 필요가 분명히 있다. 하다못해 미물(微物)인 동물들도 태어나면 어미 곁에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하나하나 익혀가며 성장해 나가기 마련인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에게 있어서야 두말하면 군소리가 되고 말 일이다. 배움에는 쉽고 간단한 일에서부터 어렵고 힘들어 오랜 세월 노력을 해야 비로소 내것이 되는 것도 있으니 특히나 여러 예술 분야의 길은 험난하기 이를데 없는 가시밭길이라 할만하다.

    누구나 명성있는 예술 분야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는 예술인들을 부러워하지만, 결코 아무나 갈 수 없는 길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사람마다 능력과 소질은 서로 다르고 한계가 있게 마련이니 사실상 여러 분야에 깊이 있는 족적을 생애 중에 남기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런면에서 생각해보면 최다원 선생의 이력은 참으로 놀랍고도 부럽고 감탄스럽다. 남들은 한 우물을 일평생 파고 들어도 세상에 잘 난 이름 석자와 더불어 세인에 입에 오르내리는 작품하나 남기기 쉬운 일이 아닌데, 그 어려운 시, , 화  3개 예술에 절차탁마(切磋琢磨)하기 여러 해, 반세기를 넘어 천착(穿鑿)하였으니. 일찍이 삼관왕이 되어 사계(斯界)에 이름을 드날리게 되었다.  타고 난 천부적 재능에 더하여 불철주야 끊임없는 각고의 노력을 했으니 본인이 아니고서야 어찌 그 어려움을 짐작이나 할까 싶다. 저자는 말하기를 화가(畫家) <안 풀려서>, <안 알아줘서>. <안 팔려서> 외롭고 화가나서 화가라고 농담처럼 말했지만 어디 화가뿐이랴.   모든 예술의 길은 제대로 하려면 멀고도 험한 가시밭길이며 수많은 난관에 가로막혀 헤쳐 나가기도 어려운 법이니  화가 날만도 한 일이다.

     나도 한때 없는 재주에 세상 물정 모르고 서예나 사군자, 문인화등에 관심을 두었고, ()나 수필에 심취해 분수를 모르고 천둥벌거숭이처럼 배움을 얻으려 강호의 스승을 찾아 다녔다. 소문 따라 이름난 문화센터의 프로그램을 배회한  날도  적지않았기에 다원 선생의 그 긴 세월동안 쉬임없는 노력과 결실은 참으로 대단한 일이 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이나마 할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후학을 가르치고, 틈틈이 개인전을 열고, 초대전에 참여하며 끊임없는 작품활동을 하는 와중에도 학문적 연구 또한 쉬임없어  정말로 대단한 일이라 아니 할 수가 없다. 다원 선생의 저서중 <그릴준비 문인화>등 몇 권을 내 곁에 두고서도 지필(紙筆)과 묵연(墨硯)을 소 닭 보듯 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나로서는 다만 그 은은한 선비의 묵향에서 느껴지는 정서에 심취하고 싶었을 따름이었고, 깊은 예술적 경지에 빠져보고 싶은 갈증에 목이라도 축이면 다행이다 싶었다. 수필이나 시를 쓰고자 하는 문학예술도 음악이나 그림등 다른 예술 분야를 이해하는 감성적 기본은 아주 중요하고 절실히 필요하다고 평소 생각해 왔기 때문이었다.

     <이 세상 인연 아닌 것이 어디 있으랴>

  다원 선생도 책 머리 <후기>에서 말했듯 그러고 보니 나 또한 다원 션생과 좀 색다른 인연이 있다. 글 쓰기 뿐만 아니라 많이 모자라고 부족한 정서적 교양에 도움이 될까하여 여러 인문학 강좌에 적을 두었던 시기에 훌륭한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 중 한 분이 최다원 선생이었다. 인생 후반기를 맞아 젊어서 관심이 있었으나 경제적이나 환경적으로 내 꿈을 펼치지 못했던 아쉬움을 마치 한풀이하며 무슨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서예, , 수필, 동양화등 수많은 인문학 강좌에 매달릴 때 매, , , , 소위 선비들이 붓과 먹으로 즐기는 문인화 흥취를 주제넘게도 흉내나 내 볼까 하여 찾은 곳이 다원 선생의 강좌였다. ()치는 기초와 대나무 그리는 기초적 감각만 느끼며 물가에서 발목만 물에 적신 꼴이 되고 말았지만, 서산으로 지는 해가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세상에 누워서 떡먹듯 쉬운 일이 어디 있으랴만, 선비의 고상한 취미와 인품과 품격을 갖추기 위한 길이 험난함을 체험으로 깨닫고는 물러서고 말았다. 그 때 선생의 시화집인 <운명인 것을> 받았는데 이번에 다시 찾아보니 벌써 10년전인 201411월 날짜였다. 참 세월 빠르다. 그냥 무슨 일이 내 곁을 스쳐 지나갔거나 어떤 뜻깊은 대상을 만나고 나면 무엇인가 글을 쓰고 싶어지는 내 글 버릇은 그 때도 시화집 <운명인 것을> 읽은 독후감을 써서 최다원 선생께 드린 생각이 난다. 좀 아마추어적인 모자라고 부끄러운 글이기는 했지만 진솔한 독자의 한 개인으로서 느낀 숨김없는 감정일 뿐이었다.

     다원 선생의 시에서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진솔한 모습이 다양한 모습으로 투영되어 나타난다는 느낌이었다. 진한 휴먼니즘과 사랑의 정서가 시()속에 숨겨저 보석처럼 빛나고 있음을 보았다. 이런 느낌을 강하게 받아 나는 언젠가 다원 선생을 만났을 때 <사랑의 시인>이라고 말한 기억이 있다. 찬찬히 잘 살펴보니 내가 10년전에 받은 시화집<운명인 것을> 속에 있는 작품 몇 개가 이번 전집에도 올라 있어 남다른 감회가 있었다. 내가 10년만 더 젊었더라면 문인화의 교본으로 삼아 다시 한 번 화필을 잡아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그만큼 이번 <최다원 , , 畵 全集>은 시집으로서 뿐만 아니라 서예문인화를 배우는 체본이나 교본으로서도 충분하고 풍부한 내용을 알차게 보여주는 아주 값진 책이라는 것이  솔직한 내 생각이다. 저자가 밝혔듯이 이 전집에는 시, , 화의 주옥같은 작품들이 모두 합하여 천 여 점에 이른다. 이처럼 방대(尨大)한 작품이 수록되어 놀랍다. 그동안 반세기의 열정과 결실이 전집 속에 다 들어있는 셈이니 참으로 부러운 일이다. 저자에게 충심으로 감사한 마음과 더불어 찬사와 칭송을 아낌없이 보내고 싶다.

     아무쪼록 이 전집이 시, , 화의 예술을 사랑하는 이 나라 뜻있는 독자들의 열화같은 성원으로 낙양(洛陽)의 지가(紙價)가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대박이 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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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212 甲辰年大雪 五日後 草堂 鄭成永 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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