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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비가 왔으면 좋겠다 - 김준현

by 최다원 2025. 10. 14.

비가 왔으면 좋겠다 - 김준현

 

 

수채화처럼 

세상이 연해질 때까지 

비가 왔으면 좋겠다

 

피아노를 치듯 

톡, 톡

비가 왔으면 좋겠다

 

길고양이에게 물을 주고

초록을 더 진한 초록이게

노랑을 더 빛나는 노랑이게 해 주기를

 

사람들이

저마다 알록달록한 우산을 날개처럼 펴고 

웅덩이를 건널 때는 띄어쓰기하듯이

새처럼 톡, 톡 건너면 좋겠다

비닐우산을 쓰고 빗방울이 움직이는 걸 봐도 좋고

우산 없이 흠뻑 젖을 수 있어도 좋겠다

 

연못과 호수와 웅덩이가 동글동글한 입을 벌리고

달팽이가 두 눈을 느리게 내밀고

새들이 젖은 속눈썹을 들고 하늘을 바라본다면 좋겠다

 

비가 그치고 나서

세상이 더 맑고 분명해 보인다면

좋겠다,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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