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 천양희
내 생의 업 중에 큰 업이
시업(詩業)이지 하다가도
시가 밥 먹여주냐,고
시답잖게 말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밥도 안 되는 그걸로도
업이 될까 싶다가도
누가 나더러
그 시 참 좋데요, 할 때마다
나 혼자 감동 먹어
시로써 배부른 나에게는
말도 안 되지 싶다가도
또 누가 나더러
시만 써서 어떻게 사냐고 할 때마다
이태백 같은 사람은
술만 마시고도 시선(詩仙)이 되었는데 싶다가도
평생 시로써 업을 삼더라도
시선은커녕 시인도 못 되지 싶다가도
그런데 왜 하필
시업이 내 생업일까 싶다가도
생업이 실업이 안 되었으면 하다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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