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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나무의 꿈 - 손택수

by 최다원 2026. 5. 22.

나무의 꿈 - 손택수

 

 

 

자라면 뭐가 되고 싶니

의자가 되고 싶니

누군가의 책상이 되고 싶니

밝으면 삐걱 소리가 나는 계단도 있겠지

그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다락방

별빛이 들고 나는 창문들도 있구나

누군가 그 창문을 통해 바다를

생각할지도 몰라

수평선을 넘어가는 목선을 그리워할지도 몰라

바다를 보는 게 꿈이라면

배가 되고 싶겠구나

어쩌면 그 무엇도 되지 못하고

아궁이 속 장작으로 눈을 감을지도 모르지

잊지 마렴 한 줌 재가 되었지만

넌 그때도 하늘을 날고 있는거야

누군가의 몸을 데워주고 난 뒤

춤을 추듯 피어오르는 거야

하지만, 지금은

다만 네 잎사귀를 스치고 가는

저 바람 소리를 들어보렴

너는 지금 바람을 만나고 있구나

바람의 춤을 따라 흔들리고 있구나

지금이 바로 너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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