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꿈 - 손택수
자라면 뭐가 되고 싶니
의자가 되고 싶니
누군가의 책상이 되고 싶니
밝으면 삐걱 소리가 나는 계단도 있겠지
그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다락방
별빛이 들고 나는 창문들도 있구나
누군가 그 창문을 통해 바다를
생각할지도 몰라
수평선을 넘어가는 목선을 그리워할지도 몰라
바다를 보는 게 꿈이라면
배가 되고 싶겠구나
어쩌면 그 무엇도 되지 못하고
아궁이 속 장작으로 눈을 감을지도 모르지
잊지 마렴 한 줌 재가 되었지만
넌 그때도 하늘을 날고 있는거야
누군가의 몸을 데워주고 난 뒤
춤을 추듯 피어오르는 거야
하지만, 지금은
다만 네 잎사귀를 스치고 가는
저 바람 소리를 들어보렴
너는 지금 바람을 만나고 있구나
바람의 춤을 따라 흔들리고 있구나
지금이 바로 너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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