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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서.화론

난을 찿아보면//최다원

by 최다원 2012. 11. 4.

蘭난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식물] 난초과에 속한 여러 해 살이 식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 뿌리가 굵고, 잎은 칼집 모양으로 길며 홑잎이다. 관상용으로 많이 재배하며 향기가 좋다.

금난초, 은난초, 새우난초, 병아리난초, 약난초 등 종류가 많은데 450속 1만 5000여 종이 알려져 있다.

난초는 깊은 산골짜기에서 홀로 은은한 향기를 퍼뜨리고,

국화는 늦가을 찬 서리를 맞으면서 깨끗한 꽃을 피우고,

대나무는 추운 겨울에도 푸른 잎을 계속 유지하는 등,

그 생태적 특성이 모두 고결한 군자의 인품을 닮았기 때문이었다.

 

옛 부터 군자에 대한 인식은 그 신분성보다는 고매한 품성에 의한 인격적 가치로서 존경되었기 때문에 사군자를 그릴 때도 대상물의 외형보다 그 자연적 본성을 나타내는 것이 더 중시되었다.

난초는 예로부터 깊은 골짜기에서 홀로 고고하게 향기를 품고 있는 모습이 세속의 이 욕과 공명에 초연하였던 고결한 선비의 마음과 같다고 하여 '유곡가인', '유인' 또는 '향조', '군자향' 등으로 불리었다. 그리고 정절과 충성심의 상징으로 찬미되기도 하였다.

난초가 그림으로 그려지기 시작한 것은 북송 때부터였으며, 처음에는 화조화의 일부분으로 그려지다가 미불에 의해 수묵법에 의한 독립된 화재로 다루어지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묵란은 고려 말기에 전래되어 조선 초기부터 그려지다

추사 김정희에 이르러 대성되었고 그 전통이 근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옛 부터 동양인들은 덕성과 지성을 겸비한 최고의 인격자를 가리켜 군자라 불렀다.

이러한 군자적 성품은 누구나 이상적인 것으로 여기고 찬미하였지만,

그 중에서도 당시의 知的 엘리트였던 문인 사대부들은 실현해야 할 인생의 궁극적 지표로 설정하고 적극 추천했었다. 사군자 그림은 바로 이러한 문인사대부들의 삶을 확충,

고양시키고 그 마음의 뜻을 표현하기 위한 매체로서 그려지기 시작하였다.

 

사군자 그림을 자기계발과 자기표현의 긴요한 수단으로 애호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사군자 그림은 지식층을 중심으로 갖추어야 할 예술적 교양의 하나로 여겨지면서

시문, 서예와 함께 일상 생활화되었으며, 이와 같이 사군자 그림은 동양화와 수묵화의 중심사상과 핵심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寫意畵의 정수이면서 동양회화의 대종을 이루었던 문인화의 대표적 화목으로서 크게 성행했으며, 마음을 수양하고 삶을 풍요롭게 해 주는 매체로서 널리 다루어졌다.

이는 곧 사군자가 그림뿐 아니라 동양의 문화와 정신의 본질적 가치와 의의를 집약시킨 하나의 표상으로서 전개되어 왔음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풍조는 시대가 내려올수록 더욱 확산되었다.

그래서 문인사대부들은 사군자의 형상 너머에 있는 정신과 뜻을 마음으로 터득하여 마치 시를 짓는 기분으로 추상적인 구도와 모든 색을 함유하고 있다는 수묵의 표현적인 붓놀림을 통해 진솔하게 그리는 경지를 높게 여겼다.

다시 말해서 사군자 그림은 외형의 단순한 재현이나 형식의 답습이 아니라 대상물이 자라고

성장하는 자연의 이치와 조화의 정신을 깊이 생각하면서 느껴진 자신의 감정과 마음의 정서와 뜻을 표출, 즉 寫意性을 통해 가치가 추구되었던 것이다.

 

우리가 사군자 그림을 배울 때, 이러한 전통과 상징성을 지닌 묵란을 제일 먼저 시작하는 것은 난초의 생김새가 한자의 서체와 닮은 점이 가장 많다는 데 있다. 난엽을 그리는 것을 잎을 그린다고 하지 않고 잎을 친다고 하는 것도 글씨에서 삐치는 법을 쓰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추사 김정희선생은 "난초를 치는 법은 예서를 쓰는 법과 가까워서 반드시 문자 향과 서권기가 있은 뒤에 얻을 수 있다."고 하여 이론적으로 서체훈련이 회화기술의 기초가 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이 점은 묵란화가 문인묵객들이 즐겨 찾던 주재의 하나로서 詩, 書, 畵에 능한 삼절, 특히 서예에 뛰어난 사람들에 의해 주로 그려졌던 사실로도 알 수 있다.

 

난초의 종류는 상당히 많지만, 묵란화에서는 주로 춘란과 건란을 다룬다.

건란은 초란, 독두란, 유란 이라고도 하는데, 잎의 길이가 각각 달라서, 길고 짧으며 한 줄기에 한 송이의 꽃이 피는 것으로 일경단화라 하며 청의 정판교와 조선 말기의 김정희, 대원군 이하응, 김응원 등이 잘 그렸다.

건란은 웅란, 준하란, 난이라고도 했으며, 잎이 넓적하고 뻣뻣하며 곧게 올라가는데 한 줄기에 아홉 송이의 꽃이 피는 것으로 일경 다화 또는 일경 구화라고 도 한다. 복건지방이 명산지인 이 난은 청의 오창석과 조선 말기의 민영익이 특히 잘 그렸다.

 

난은 잎을 그리는 것이 순서이므로 먼저 붓을 맑은 물에 씻은 후 붓촉을 잘 조정하여 진묵과 수묵을 적당히 섞는다. 몸의 균형을 바르게 취한 후 붓끝이 종이에 닿을 때 가볍게 역입해서 붓이 나아갈 방향으로 약간 비스듬히 기울이되 붓끝이 긋는 선의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하여 팔과 함께 오른편 혹은 왼편으로 그어 올라가는데 이때 선은 굵고 가늠이 교차되어야 한다.

봉안이나 상안 이란 말은 두 난 잎이 교차하며 이룬 공간의 모양이 흡사 봉의 눈이나 코끼리의 눈, 즉 눈 꼬리가 위로 치켜진 것과 같다하여 붙여진 미칭이고 파안, 파봉안, 파상안 등은 그 모양을 깨어준다는 뜻으로 쓰인 말인데 이러한 기본필법을 익혀 작업에 임해야한다

그러나 어느 정도 運筆이 속에 익숙해진 후에는 위의 禁忌事項에 너무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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