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첩 시론

시의 주제란 무엇인가 / 나호열

by 최다원 2009. 12. 30.





1. 시 속에 함유된 여러 의미중 가장 중심적인 내용이 주제이다.
2. 시의 話者를 통하여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시인의 중심 생각이다.
3. 시의 주제는 매우 다양하나 주제를 위하여 시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 주제를 배제하고 언어 자체가 가지는 감각적 요소를 바탕으로 아름다움 그 자체를 강조하는 시들도 많다.
4. 시의 주제는 시인의 인생관이나 세계관이다.
5. 시의 주제는 미로 속을 헤매는 보물찾기처럼 그 과정 탐색을 통하여 예술적 희열을 맛보게 하는 그 속에 있다. (은페성과 암시성)

6. 시인의 생각은 시 속에, 마치 과일 속에 숨어있는 영양소처럼 숨어 있어야 한다. - 발레리
7. 독창적 사고에 의한 낯설게 하기, 그리고 응축!
8. 어떤 경험을 정서화하고 형상화한다는 것은 시의 독창적 예술성을 만드는 것이다. 9. 시는 자아의 세계를 1)정서적으로 2)주관적으로 통일하는 양식이다.
10. 시는 舞踊의 언어이다.

11. 소재를 추상화 한 것이 주제이다.
12. 시는 시인의 상상이나 직관에 의해 형성되기는 하지만 그 내용은 인류의 보편적 사고 체제나 정서에 합치되어야 생명력이 있다. (보편성의 문제)
13. 시는 주제를 드러내기 위하여 쓰여졌다기 보다는 의미요소를 다른 요소와 융합하여 미적 구조를 실현하는 장르이다.
14. 주제가 명시적으로 드러날수록 시의 품격이 떨어질 위험이 크며,
그것이 독자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실현한다는 말은 성립되기 힘들다.

15. 나의 상상력이나 환상은 현실을 뛰어넘으려는 꿈꾸기에 고리를 달고 있으며, 그 꿈꾸기는 시의 뼈대, 또는 몸짓을 만들어준다. 나의 시는 그러므로 꿈꾸기에 다름 아니다. 꿈은 메마른 삶을 적셔준다. 보다 나은 삶을 올려다보게 한다.
그곳에 이르는 사닥다리를 놓아주고, 오르게 한다. 좌절감이나 절망감을 흔들어 가라앉히고,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 그 길을 걸어가도록 밀어주고 이끌어준다.

지금, 여기에서는 이루기 어려운 세계, 어쩌면 이룰 수 없는 세계도 꿈의 공간에서는 반짝인다.
꿈의 공간 만들기, 그 공간에서 살기는 뒤틀리고 추한 몰골을 하고 있는 현실을 뛰어넘게 한다. - 이태수

16. 오늘의 시가 상업예술이 아니고 비상업적 예술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입장에서 우리는 모든 상업주의를 거부한다. 지나친 테크닉 위주의 장인적인 상업성과 지난친 독선의 정치적인 또 다른 상업성도 우리는 거부한다. 시인은 가수도, 정치가도 아니다.
시인은 다만 운율있는 언어로 자신의 성을 구축하는 언어의 주인일 뿐이다.
주제가 없이 도도히 범람하는 현란한 의상과 공허한 핏대를 똑같이 우리는 배격한다.
그러나 시는 시인의 성실한 삶을 반추하는 그 시대의 사회적 산물이며 무엇보다도 시정신을 내포해야 한다는 점을 우리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올바른 주제와 올바른 아름다움이 있는 참다운 시를 지향하며 우리는 첫걸음을 내딛는다. -강인한


시인 나호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