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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사랑하는 사람에게

by 최다원 2022. 1. 28.

사랑하는 사람에게

                                         김재진        
                 
당신 만나러 가느라 서둘렀던 적 있습니다.

마음이 먼저 약속 장소에 나가
도착하지 않은 당신을 기다린 적 있습니다.

멀리서 온 편지 뜯듯 손가락 떨리고
걸어오는 사람들이 다 당신처럼 보여
여기에요, 여기에요, 손짓한 적 있습니다.

차츰 어둠이 어깨 위로 쌓였지만
오리라 믿었던 당신은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입니다.
어차피 삶 또한 그런 것입니다.

믿었던 사람이 오지 않듯
인생은 지킬 수 없는 약속 같을 뿐
사랑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실망 위로 또 다른 실망이 겹쳐지며
체념을 배웁니다.

잦은 실망과 때늦은 후회,
부서진 사랑 때문에 겪는
아픔 또한 아득해질 무렵
비로소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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