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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길을 나서다 - 이이원

by 최다원 2022. 3. 11.

길을 나서다 - 이이원



혼자 떠나는 먼길에서
문득 뒤돌아보아지는 미련들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다짐을 챙겨들고 가는데
바람속에 홀로 서서
켜켜이 쌓인 증오들을 잘게 부숴
훠이훠이 날리다보면
회색 하늘로 날아오는
저 겨울 철새들이 그 증오의 씨앗들
바람에게 얻어먹고
삭히고 삭혀 딴 세상으로 옮기나 보다
사랑하나 있으면 살 것 같은
이 가난한 날의 굶주림에 목이 메고
실낱같은 희망을 챙기라고
당부하고 떠난 인연들이 맘에 걸려
어정쩡한 겨울 문턱에서
으슬으슬 떨다 떨다 미움만
고드름으로 매달리는 날
가슴으로 박히는 칼날이여
감당못할 그리움의 눈물이여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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