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갓등 아래 - 장철문
저 중에는 하루만 살고 가는 것들
그냥
아하, 이게 사는 거구나 하고 가는 것들
사는 게 그저
알에서 무덤으로 이사 가는 것인
그런 것들
불빛의 반경 안에서
어지럽게 원을 그리는
도무지 뭐랄 수도 없는 것들
이 마음에는 순간만 살고 가는 것들
너무나 빨라서
사라지고 난 뒤에야 그 존재를 알리는 것들
그저 잉잉거리다 마는 것들
사라진 뒤에야
그 잔상이나 남기고 가는 것들
그마저 거두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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