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버리는 말들 - 김경애
숨어버리는 말들 많다.
정작 하고 싶은 말들
꼭꼭 숨어버려 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잘못된 것들을 잘못되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것들을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분노해야 할 것들을 분노하지 않는다.
적당히 야유하며 눈을 감는다.
부조리하고 못마땅한 일들은 모른 척 귀 닫는다.
도대체 어떤 말을 해야 하나.
언제나 제대로 된 말을 할 수 있나.
자꾸 눈감고 입 닫고 마음 숨긴다.
마음으로만 질문 던진다.
세상에는 이해가 안 되는 일 너무 많다.
나도 이해할 수 없는 말 많이 한다.
동참한 적 없지만 모두 공범자 같다.
숨어버리는 말들, 말이 자꾸 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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