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awon의하루

맑은 날

by 최다원 2022. 8. 16.

실로 오랜만에

하늘이 파랐다

이제 말복이 지나고 처서가 다가 올 것이다

나의 뜨락에 키큰 분꽃들이

오후가 되자 입술을 열고 웃는다

비오는 내내 후줄근 하다가

관절을 펴고 피어난 분꽃

어제밤에도 목이 쉬도록 울던 풀벌레가

아직도 애절하다

가을이라고 살갗을 스치는 바람이 시원하다

 

더위는 추위보다 못하다

일단 숨이 턱에 닿아

그림이 안 되고 기운이 다운되고

영혼이 흐려진다

기온도 시야도 온통 환상적인 가을이 더욱 기다려 진다

전기줄에 아기 참새가 나의 창을 기웃거린다

조금전 놓아둔 좁쌀이 잡아 끄는 듯하다

 

'Dawon의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구  (0) 2022.08.19
화초  (0) 2022.08.17
장마철  (0) 2022.08.15
이건희 컬랙션  (0) 2022.08.12
폭우  (0) 2022.08.1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