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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비움 - 박인걸

by 최다원 2022. 9. 19.

비움 - 박인걸



숲은 해마다 한 번
자신을 깨끗이 비운다.
가졌던 모든 것을
사뿐히 내려놓는다.

내려놓는 충만함
비움으로 채워지는
역설의 복음(福音)이
겨울 숲에 넘친다

움켜잡으면 추하고
놓지 않으면 뺏기고
주지 않으면 썩는 것을
체험을 통해 안다.

빈손으로 서서
가난해도 당당한
나목들의 굳센 의지가
신앙만큼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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