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시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 이상윤

by 최다원 2022. 12. 16.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 이상윤



길 끝에 서면 무두가 아름답다
시간의 재가 되기 위해서 타오르기 때문이다
아침보다는 귀가하는 새들의 모습이 더 정겹고
감울 위에 저무는 저녁 노을이 아름다운 것도
이제 하루 해가 끝났기 때문이다
사람도 올 때보다 떠날 때가 더 아름답다
마지막 옷깃을 여미며 남은 자를 위해서 슬퍼하거나
이별하는 나를 위해 울지 마라
세상에 뿌리 하나 내려두고 사는 일이라면
먼 이별 앞에 두고 타오르지 않는 것이 어디 있겠느냐
이 추운 겨울 아침
아궁이를 태우는 겨울 소나무 가지 하나가
꽃보다 아름다운 것도 바로 그런
까닭이 아니겠느냐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어둠도 제 살을 씻고 빚을 여는 아픔이 된다.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 - 이성부  (0) 2022.12.19
나에게 사랑이란 //정일근  (0) 2022.12.18
멍 - 강미정  (0) 2022.12.14
숲//도종환  (0) 2022.12.12
사람이 사람을 만날 때 - 김종구  (0) 2022.12.1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