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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마음길 비단실 - 유봉희

by 최다원 2022. 12. 27.

마음길 비단실 - 유봉희



고치 하나를 풀면
백 오십 미터의 실 길이가 된다지요
먼 옛날 누가 처음 누에고치를
꽃잎 따듯 따다가
비단실을 뽑아 냈을까요

길쌈을 모르는 오늘의 여자들도
서역 땅을 밟아 보지 못한 여자들도
비단실로 옷을 지어
사랑하는 이들에게 입히고 싶어하네요
그 마음길, 백 오십 미터의 비단실 잇고 이어
실크로드를 흐르고 휘감고도 남아서요
그 비단실 타고 밤하늘에 별들이
내려오기도 했다네요
그래서 사랑하는 여인의 눈에는 별이 뜬대요
그 별들은 나방의 날갯짓을 한대요

하얀 고치 방에
도근거리던 날개의 꿈들이
여인의 눈에 별의 날갯짓이 되었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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