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 - 장만호
문득 그럴 때가 있다
숨을 몰아쉬며,
막 죽어가는 새끼의 여린 배에
자신의 발바닥을 대보는
어미 코끼리의 모습에서,
가장 딱딱할 것 같은 부분이
실은 가장 민감한 부위였음을,
정작 중요한 것은
'무엇을'이 아니라 '어떻게 밟아주느냐'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 때가 있다
이제 다섯 살 먹은 조카아이가
문턱처럼 드러누운
칠순 노모의 허리를 잘근잘근
기우뚱거리며 그러나 아주 모질게 밟고 있다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주 오래된 이야기 - 강은교 (0) | 2023.02.21 |
---|---|
겨울 편지 - 안도현 (0) | 2023.02.20 |
꽃의 흐느낌//김충규 (0) | 2023.02.19 |
바닥론(論) - 김나영 (0) | 2023.02.19 |
마음이야기 (0) | 2023.02.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