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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발바닥 - 장만호

by 최다원 2023. 2. 20.

발바닥 - 장만호



문득 그럴 때가 있다
숨을 몰아쉬며,
막 죽어가는 새끼의 여린 배에
자신의 발바닥을 대보는
어미 코끼리의 모습에서,
가장 딱딱할 것 같은 부분이
실은 가장 민감한 부위였음을,
정작 중요한 것은
'무엇을'이 아니라 '어떻게 밟아주느냐'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 때가 있다

이제 다섯 살 먹은 조카아이가
문턱처럼 드러누운
칠순 노모의 허리를 잘근잘근
기우뚱거리며 그러나 아주 모질게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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