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는다는 것 - 김재진
잘난 그대도 아파보지 않았으면 말을 말아라
도대체 뭣이 그리 중하다고 역설을 하는가
늙는다는 것은 차츰차츰 잃어가는 것이다.
평소에는 무덤덤하게 스쳐 가는 것들이
막다른 골목에서 폐부를 찔러올 때
회한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볼 수 있고 걸을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먹을 수 있고
제대로 배설할 때 그것을 최고의 복이라 하거늘
뭐 하러 그리 한눈을 파는 것인가.
산다는 것은 말이지
평범한 일상이 최고의 행복이려니
더 바래 무엇하고 혹여 고통에 시작일 뿐이다.
참을 수 없도록 죽을 만치 아파보지 않았으면
세상을 탓하지도 말고 생긴 대로 어우러져 살자
너나 나나 잠시 머무른 여행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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