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 안에 살고 있다 - 곽문연
텁수룩한 턱수염에
자동면도기를 들이댄다
윙윙 돌아가는 회전 칼날
제초기의 날카로운 칼날에
턱수염이 밑둥까지 무너진다
나는 황량한 들판
잡초가 무성하다
베어내도 베어내도
밤새 새움을 틔우는 모근들
억척스레 두 뺨을 움켜쥐고
놓지 않는다
누군가
내 뺨에 살고 있다
두 손에 까실까실
뿌리가 만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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