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릴 적에 - 이상희
이발관에 가서
상고머리 깎고 온 날
등짝이 가렵다고 보채자
할아버지는 속내의를 벗겼다
달라붙은 배 쓸어 올리며
사랑방 툇마루에 앉아 볕을 쬐고 있었다.
내의를 펼쳐들자
살겠다고 살아보겠다고
설설 기던 배고픈 이들이
화로 속으로 뛰어내렸다
횟배를 앓게 했던
깨 볶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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