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본 순간 - 이남일
너를 본 순간
먼 첫사랑의 그림자를 보았다.
짙게 내린 아카시아 향기가
손톱 끝 붉은 봉숭아 꽃물이
너의 미소 앞에
불꽃처럼 피어오르던 시절
누군가를 위해
한사코 풀잎을 닮지 않으려던
꽃의 아름다운 아픔이
너의 눈빛에 비쳐지는 걸
나는 보았다.
너를 본 순간
먼 그리움의 눈물을 보았다.
들녘에 풀꽃 같던 우리 사랑은
어디에 두고 왔을까
나는 묻지 않았다.
우리 발끝을 물고 늘어진
너의 그림자만 보아도
노을빛 그리움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슬픔이라는 걸
풀끝에 밀려나는 너의 눈물로
나는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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