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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은어 - 김재진

by 최다원 2025. 1. 16.

은어 - 김재진



썩어가는 모과에서 향기가 납니다.
자식들 다 키우고 홀로 된
어머니 품에서도 향기가 납니다.
사랑도 어디쯤 지나간 사랑에선
향기가 납니다.
지나고 나서 돌아보면
상처에도 향기가 있습니다.
수박 향 서늘한 은어회처럼
상처도 견디면 향기가 납니다.
세월 속에 곰삭은 향기가 납니다.
너무 가까이 있어 알지 못한 향기도
저만치 떨어지면 느껴집니다.
멀리 갈수록 잘 보이는 산처럼
헤어져 있는 동안 그대 모습이
은은한 향기처럼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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