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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걷는 사람 - 이순현

by 최다원 2025. 5. 16.

걷는 사람 - 이순현

 

 

 

아름다움은 어떻게

나의 내부로 흘러드는가

 

입은 하나의 열쇠구멍

세계의 비밀을 지니고 간다

 

검은 건반 흰 건반

입김을 불며

거리를 횡단하는 사람들

하얀 숨결이 길어졌다 짧아졌다

공기의 행보가 자유롭다

 

화상이 살 속으로 꼬리까지 파고들 듯

비밀에 덴 노래는 허공으로 파고든다

 

심장도 하나

노래도 한 올

 

발가락이 카리키는방향은

죽은 듯이 꿈이 기다리는 곳

노래는 허공으로 외줄을 타고 간다

실이 뽑혀 나오듯 심장이 풀려나오고

 

노래가 다 빠져나간 심장은

소금기둥이거나 백지이거나

 

내 눈은 내 눈을 볼 수 없고

보이는 것은 죄다 눈 속으로 들어와

내 눈이 된다

 

지금을 횡단하는 춤

보폭이 자유로운 하얀 숨결

모든 입술의 노래를 안으로 옮겨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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