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사람 - 이순현
아름다움은 어떻게
나의 내부로 흘러드는가
입은 하나의 열쇠구멍
세계의 비밀을 지니고 간다
검은 건반 흰 건반
입김을 불며
거리를 횡단하는 사람들
하얀 숨결이 길어졌다 짧아졌다
공기의 행보가 자유롭다
화상이 살 속으로 꼬리까지 파고들 듯
비밀에 덴 노래는 허공으로 파고든다
심장도 하나
노래도 한 올
발가락이 카리키는방향은
죽은 듯이 꿈이 기다리는 곳
노래는 허공으로 외줄을 타고 간다
실이 뽑혀 나오듯 심장이 풀려나오고
노래가 다 빠져나간 심장은
소금기둥이거나 백지이거나
내 눈은 내 눈을 볼 수 없고
보이는 것은 죄다 눈 속으로 들어와
내 눈이 된다
지금을 횡단하는 춤
보폭이 자유로운 하얀 숨결
모든 입술의 노래를 안으로 옮겨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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